청주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야간 대학원을 함께 다니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빽빽한 일상이었습니다. 낮에는 회사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강의를 듣고 과제를 하다 보면 자정을 넘기는 날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 생활이 이어지자 몸보다 머리가 먼저 지쳐가는 것을 느꼈고, 어느 순간부터는 주말에도 아무것도 하기 싫은 상태가 됐습니다. 뭔가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은 있었는데, 시간도 돈도 여유 있게 쓸 수 없는 상황이라 선뜻 시작하지 못했습니다.
헬스장을 생각해본 건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매번 걸리는 게 약정이었습니다. 수업 일정이 학기마다 달라지고, 논문 시즌이 되면 저녁을 통째로 써야 하는데, 6개월 약정을 걸어두고 다니지 못하는 달에도 요금을 내야 한다는 게 불합리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다 청주 용암·금천·복대에 무약정 구독 헬스장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가입비도 없고 위약금도 없고, 안 다니는 달에는 그냥 구독을 끊으면 된다는 구조가 처음엔 반신반의였습니다.
처음 등록하러 갔을 때 시설이 생각보다 깔끔하고 정돈되어 있었습니다. 트레이너 분이 간단한 안내를 해주셨는데, 목표나 계획을 과도하게 묻거나 추가 프로그램 구매를 강권하는 분위기가 아니었습니다. 일단 써봐도 된다는 느낌이 들었고, 한 달 34,900원이면 하루 이틀이라도 제대로 쓰면 본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첫 달이 시작됐습니다.
처음에는 수업이 없는 요일에 퇴근 후 잠깐 들르는 방식으로 루틴을 잡았습니다. 30~40분 정도 가볍게 하고 나오는 걸 목표로 했고, 너무 길게 하면 오히려 지쳐서 다음 날 대학원 수업에 지장이 된다는 걸 스스로 알게 됐습니다. 짧게 다녀오는 게 부족해 보여도, 그게 반복되면 누적이 된다는 걸 한 달이 지나서야 체감했습니다. 헬스장이 '운동을 얼마나 많이 하는 곳'이 아니라 '몸을 깨우고 오는 곳'으로 의미가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한 달이 지났을 때 크게 달라진 것은 몸의 숫자보다 리듬이었습니다. 야근을 하거나 대학원 수업이 길어진 날에도, 그날 헬스장을 다녀온 날과 그냥 집에 간 날은 기분이 달랐습니다. 과제를 하러 앉을 때 집중이 잡히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조금 짧아진 것 같았습니다. 좋아진 게 운동 때문인지 아닌지는 확신할 수 없었지만, 어쨌든 가는 날이 조금 더 괜찮았다는 건 분명했습니다.
학기 말 논문 마감이 겹치던 시기에는 한 달을 거의 못 갔습니다. 억지로 가봤자 마음이 이미 과제에 가 있어서, 짧게 다녀와도 운동이 됐다는 느낌이 없었습니다. 그 달은 구독을 유지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쉬는 달이 됐습니다. 하지만 마감이 끝나고 나서 다시 들어가는 게 어렵지 않았다는 게 무약정 구독의 다른 면이었습니다. 끊었다 다시 시작하는 심리적 문턱이 없으니, 오히려 쉬는 것도 덜 부담스러웠습니다.
한 달 34,900원에 약정이 없다는 건, 그냥 저렴한 게 아니라 '부담 없이 멈출 수 있다'는 뜻이기도 했습니다. 논문 시즌이나 출장이 많은 달에는 구독을 멈추고, 여유가 생기면 다시 시작하면 된다는 요금제 구조는 직장과 대학원을 병행하는 입장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됐습니다. 대학원 마지막 학기에는 주 4회까지 늘리기도 했고, 발표와 시험이 몰리는 달에는 다시 주 2회로 줄였습니다. 이 유연함이 없었다면 중간에 포기했을 것 같습니다.
오래 앉아 공부하거나 집중 업무를 하다 보면 몸이 굳고 머리가 맑지 않은 순간이 옵니다. 그럴 때 잠깐 몸을 움직이고 오면 다시 앉기가 조금 수월해지는 경험을 반복적으로 했습니다. 운동이 공부나 업무에 직접 영향을 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자리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를 헬스장이 채워주고 있다는 건 느꼈습니다. 그 경험이 쌓이면서 헬스장이 부담이 아니라 하루 일과의 일부로 자리잡게 됐습니다.
청주 복대 쪽 지점이 대학원 수업 끝나고 귀가하는 길에 가까워서 자연스럽게 들를 수 있었습니다. 기구나 공간이 충분해서 늦은 시간에도 기다리지 않고 쓸 수 있었고, 운동 끝나고 씻고 나와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이 시간대에 다닐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몸이 익숙해지면 늦은 시간도 생각보다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지점 위치와 운영 시간은 가까운 지점에 직접 문의해보시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비슷한 상황에 있는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은, 바쁠수록 완벽한 운동 루틴을 만들려고 하면 시작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것입니다. 주 3회를 목표로 잡고 1회 갔으면 실패가 아니라, 안 간 것보다 나은 것입니다. 청주에서 직장과 학업을 병행하는 분들도, 가까운 지점을 한 번 둘러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시간이 많아지길 기다리기보다, 지금 있는 틈새를 활용하는 방식이 더 현실적일 수 있습니다.
지금은 대학원을 마치고 직장만 다니는 상황인데, 헬스장 구독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바빴던 시절에 만든 습관이 여유가 생긴 지금까지 이어졌습니다. 무약정이라서 언제든 멈출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멈추고 싶다는 생각을 거의 하지 않게 됐습니다. 청주에서 무언가를 병행하면서 운동 루틴을 잡고 싶은 분들에게, 이 이야기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